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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돌봄상황과 온라인 학습에 대한 의견(이준범 / 서울새넷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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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석샘 댓글 0건 조회 2,534회 작성일 20-10-2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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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돌봄 상황과 온라인 학습에 대한 의견

 

서울상천초 교장 이준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정에 머물고 있고 아주 일부 학생들만 학교의 돌봄교실에 온다. 집에 있는 학생들은 방콕을 하든 집콕 프로그램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 학교는 학교홈페이지에 학습사이트, 유익한 동영상, 메이커 교육 등을 탑재하여(집콕 프로그램)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있으며, 학교에 나오는 예닐곱 명의 아이들에게 긴급 돌봄을 시행하고 있다.

또다시 개학이 46일로 연기되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학교내외에서 지금까지의 방식을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의 긴급 돌봄의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4월 개학에 따른 학교의 논의 과정, 온라인 학습에 대한 현장의 견해 등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다.

 

1. 학교의 긴급 돌봄

우리 학교는 휴업에 따른 긴급 돌봄을 위해 교사들을 5개조로 편성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학교에 나오는 학생들을 돌보도록 했다. 교사들에게 긴급 돌봄을 제안했을 때, 어느 교사도 반대하지 않았고, 나와서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사회적 거리를 강조하고, 같은 교실에서 멀리 멀리 떨어져 앉아서 자기가 가져온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게 하는 등 시간마다 조금씩 프로그램을 달리 한다. 그렇지만 어떤 프로그램이든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없도록 규제한다. 가끔 돌봄교실에 가보면 마치 아이들은 수련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아이들도 지루하고 힘들만한데, 비록 몸이 꼬이지만 옆 사람에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는다. TV방송으로 너무 위험한 감염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함부로 규칙을 어겨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듯 하다. 아이들은 점심을 먹고 1시쯤 집으로 돌아가지만 몇 명은 돌봄교실에 좀 더 있는다. 그때부터는 평상시처럼 돌봄전담사가 맡아 돌봄을 이어간다. 평소 같으면 5~6시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지내겠지만 코로나19로 행동의 제약을 받는 아이들은 많이 힘든지 조금 일찍 귀가한다. 아이들이 자라서 이 기간을 뭐라고 회상할까?

 

2. 4월 개학연기에 대한 대안 찾기

 

오늘, 교육부는 46일 개학 연기를 발표하였다. 우리학교는 이미 이럴 가능성에 대하여 간략하게 논의한 적이 있지만 개학 연기를 공식화한 시점에 맞추어 관련자들과 함께 긴급회의를 했다. 교장, 교감, 행정실장, 보건교사, 돌봄전담사, 영양사, 업무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학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했다. 언제 개학한다 하더라도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일 것이므로 개학 이후의 급식에 대하여 먼저 논의했다. 수업일수가 줄어드니 애초에 개학날 비급식으로 계획한 것을 급식으로 전환했고, 배식 방법도 논의했다. 앞만 보고 한 줄로 앉아서 급식하는 것은 지난 논의와 비슷한데, 부족한 식탁 문제의 해결책을 도출하였다. 마주 보고 앉지 않으니 식탁 간격을 조금 줄이고, 간이 식탁을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가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학날 하려던 담임 소개는 본인들이 할 수 밖에 없다. 담임교사는 학부모와 SNS로 소통하고 온라인으로 학습을 안내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학습은 화상학습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과제를 내주고 답을 체크하여 피드백할 것인가. 모두다 처음 진행해야 하는 것이기에 담임교사들과 충분히 논의하자고 결론을 냈다.

일단 이러한 내용을 모든 교사들에게 카톡으로 보내고, 목요일에 모이자고 했다. 물론 한 자리에 모이지는 않는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학년대표만 회의실로 오고 다른 선생님들은 교실에서 각자 교육과정을 준비하도록 할 것이다. 논의한 결과를 피드백하면서 전체의 의견을 모아갈 것이다.

다만 오늘 긴급회의에서 온라인 화상학습이 가능한가에 대하여 심도있게 논의했다. 결론은 힘들다는 것이다. 웹캠이 설치된 PC,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지만 어느 경우도 학생들이 화상회의 형식을 경험해본 경우가 없고, 가정마다 기기가 갖춰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화상학습을 운영할 교사들조차도 활용경험이 있는 교사가 극히 소수일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 밴드를 운영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밴드에 학생과 학부모가 동시에 가입해야 효과가 높다는 의견이다. 교사가 학습 안내를 하고 학생이 답글을 다는 형식을 취하는데, 학부모들이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조금 더 케어가 가능하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이 모든 논의는 직접 당사자인 담임교사들의 집단지성 속에서 모아지고 걸러지며, 좋은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3. 교육청의 온라인 학습 방침과 학교 현장의 생각

 

위와 같은 고민을 서울시교육청과 다른 학교도 하는 것 같다. 내가 참여한 카톡 방에 올라온 의견을 간단하게 요약해보기로 한다.

 

토론 제안 : 서울시교육청은 개학이 연기되면서 온라인 학습을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 교사들이 직접 온라인 학습을 하였으면 한다. 화상학습을 위한 연수도 기획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했을 듯하다.

 

: ZOOM을 이용해서 8명의 선생님들과 두 시간 동안 화상학습을 해보았다. 처음에 다소 낯설어했지만 무난하게 이용하였다. 화질과 음질도 좋다. 100명까지 참석 가능하니 30명 이내의 학생들과 화상학습을 하는데 프로그램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인들이 가능하다고 해서 학생들과 가능할까? 또한 코로나 때문에 교육청의 집단연수가 가능하기나 할까.

 

A: 학생들과 소통을 위해 전화부터 할 것이다. 하지만 학습을 시도해보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날로그에 익숙한 교사들과 아이들의 관계를 왜곡시킬 수 있다. 이미 만들어진 EBS 콘텐츠를 안내하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는 더 낫지 않은가. 이런 상황을 가정해서 EBS와 협업하여 학년별로 단기간에 운영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제작하는 것도 좋겠다.

 

B: 교육청은 휴업이나 수업일수 조정으로 인한 학습결손이 생길 거라는 불안을 떨쳐 버렸으면 한다. 오히려 이 기간 동안 가정과 마을에서 사는 아이들이 삶을 익히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안내하는 것이 좋겠다.

 

C: 쉼이 있는 삶이 중요하다. 교육청이 너무 학습, 학습 하지 않았으면 한다. 학습노동에 찌든 학생들이 안타깝고 불쌍하다고 하더니 너무 과민한 것 같다. 개인이 여백을 채우는 것을 경험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D: 현재 상황에서 개별학교들이 영상수업을 구현하려는 것은 현실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 학교 상황에 맞게 가정학습을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 맞다. 평소와 다른 현재의 삶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자.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길 바란다.

 

E: 교육청의 고민은 이해하나 대학 화상강의와 같은 수업을 도입하는 것은 무리이다. 집합연수를 하지 않아도 방안을 안내해주면 학교마다 디지털 기능이 우수한 교사들이 학교의 논의과정을 거쳐 가장 적절한 방안을 찾을 것이다. 알리미 등을 통한 소통방안을 모색하고, 현재 학교에서 안내하는 사이트 중에서 학급 아이들에게 더 맞는 자료를 선별하고 피드백을 받을지 등에 대하여 학년의 의견을 더 듣겠다. ZOOM 등을 이용한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그렇지만 장비 문제와 온라인에 생소한 교사들의 거부감을 어떻게 극복할까

 

F: 교사들은 학생들과 유선 통화를 하고 있고 학교는 일일학습안내와 부모님의 어릴 때 놀이 배우기, 집안일 분담하기 등 간단한 과제를 부여하고 온라인 학습을 소개 할 것이다. 가정에서도 가족회의를 통해서 집안일을 분담하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교육청은 학습에 대한 고민보다 아이들이 삶과 관련된 생활교육을 권장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교사 개개인이 온라인 학습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G: 교육청이 뭔가를 강제하기보다 기존에 잘하고 있는 사례를 활용하기 쉽게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

 

H: 학교 홈피에 학습지원방을 만들고 온라인 학습지원 자료를 탑재하고 있다. 이 과정도 학교교육철학과 상충하지 않아야 한다, 아날로그로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휴업 기간에 학습에 편중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나 궁금하다.

 

K: 진작 교육청이나 정보연구원이 준비해야 했을 것을 이제 학교가 하도록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교육당국은 에듀넷을 정비하고 교과별 출판사의 협조하에 온라인 학습을 무료로 제공받도록 해야 한다.

 

L: 온라인 학습은 학교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불가능하다. 안내 정도만 하고 활용가능한 교사나 학교가 자율적으로 했으면 한다. 이 기회에 준비된 학교가 시범적으로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의 학교 의견을 종합하면 온라인 화상학습은 현실 여건 상 실행하기 어려우며 혁신학교의 철학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학생들과 좀더 소통하고, 또 다른 상황에서의 삶의 지혜를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을 위해 온라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교육청이 온라인 관련 기관들과 협의하여 무료로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처음 맞이하는 4월 개학(이것도 또 미뤄질 가능성이 있음)이 불러일으킨 온라인 학습문제는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비록 학교의 철학과 어긋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온라인 학습을 할 상황이 또 다시 닥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오히려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상황이 더 자주 반복할 수 있다.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디지털 학습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우리의 철학이 반영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논의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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