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과 가정교육 (새로운학교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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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석샘 댓글 0건 조회 3,135회 작성일 21-03-08 20:29본문
원격 수업과 가정교육
새로운학교지원센터
재난의 파괴적인 힘은 기존 질서를 뒤집고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올해 코로나19라는 재난은 등교해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던 학교 공부가 가정에서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한편으로 자녀의 양육, 아이의 자람, 청소년의 성장을 위해 가정에서 꼭 돌보아주어야 할 것을 점차 사회적 기관에 의존하는 형태로 변화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새로운 가능성이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살펴봐야 할 것이 무엇일까? 지금은 원격 수업에 필요한 기기와 학습 플랫폼을 준비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정신없이 보낸 일 년을 정리하고 새 학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결국 준비는 직접 교육을 펼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인데 원격 수업의 준비는 학교만이 아니라 가정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루어두었던 가정교육, 부모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면서 자녀의 성장을 위해 함께 준비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돌이켜 보면 가정교육에 대한 논의가 뜸해진 지 오래됐다. 가정의 경제적 요구와 여성인력의 사회 진출에 대한 요구가 맞물려서 자녀 교육은 유아기 돌봄부터 사회의 부담으로 전환되었다. 아이들이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드니 가정이 교육의 공간보다는 정서적 안정과 휴식의 공간이 된 경향이 크다. 과거에는 ‘밥상머리 교육’이 예의범절과 사회규범을 가르치는 사회화 교육의 근간이 되었는데 지금은 학교가 사회교육적 기능은 물론이고, 돌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래야 인구절벽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원격 수업이 일상화된 현 상황에서 과연 부모는 이전처럼 오롯이 교육의 기능을 학교에 맡긴 채 교육수요자로서의 태도만 견지할 수는 없다. 부모로서 교육기관의 선택과 요구에서 자녀의 성장을 위해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에 대해 부모의 몫과 책임을 키워가야 한다.
원격수업은 전환점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흔적을 남긴다.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초등학생의 학습, 게임, 놀이 시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우리 아이들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요소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것은 교사와 부모를 비롯한 어른의 책무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갑작스러운 변화는 학교와 교사에게만 변화를 요구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원격 수업은 학습과 배움의 끈을 놓지 않도록 가정과 부모의 역할 전환점의 시작이었다. 이제 학부모는 교육수요자이자 객체가 되어선 안 된다. 가정은 원격 수업의 장소로서 교육적 여건을 갖추고, 부모는 보조교사로서 아이들이 집에서 원격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조력자의 역할이 부여된 셈이다. “학교에서 원격 수업을 한다지만 일 년 내내 방학한 것 같다”라고 하는 학부모의 말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우선 아이들과 함께하며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에 대한 푸념과 그런 아이들을 제대로 관리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학교에 대한 원망이 그것이다. 이 대목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이 교육 주체로서의 부모의 역할 재정립이다.
삶과 연결시키기 위한 부모의 준비
이제 앎과 삶을 연결해야 한다는 혁신 교육의 과제를 실천할 기회이다. 아이들에게 제 일의 삶의 현장은 가정이므로 가정에서 앎을 실현하는 것은 교육의 중요한 목표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첫째, 부모는 시간 관리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집’에서 ‘학교’라는 공간을 바꾸는 방식으로 시간을 나누었지만, 지금은 한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 시간에 맞춰서 공부와 휴식, 식사하는 시간을 나눌 수도 있고 가정의 공간을 분리하여 학습하는 자리, 휴식하는 자리, 식사하는 자리를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 아이들과 가족의 성향에 따라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고 가족이 의논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할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좋은 방법은 없으므로 부모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방법을 찾도록 여유를 가지고 조언하고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둘째, 원격 수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말하고 듣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학교에 가서 받을 수 있는 교사의 직접적인 도움이 전화 통화와 글로 대체된 상황으로 말을 정확하게 하고 주의 깊게 들어서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은 예전보다 중요해졌다. 가끔 학교와 가정에서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학생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제 학교에서 배운 대화법─완전한 문장으로 말하기, 이유나 근거를 들어 말하기,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기 등─을 가족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말하고 듣는 것과 같은 일상의 경험이 가정으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아이들이 연습할 수 있도록 가족이 도와야 한다.
셋째, 읽고 쓰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책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이고 긴 글보다 이모티콘으로 소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믿는 세대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다양한 매체를 경험하고 활용하려면 매체를 비판적으로 읽는 문해력이 있어야 한다. 영상으로 얻어진 지식을 자신이 말로 할 수 있어야 습득했다고 할 수 있고 자신의 말을 글로 표현해야 내면의 변화가 만들어진다. 이 또한 스스로 경험하고 습득해야 배움이 되므로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읽을거리를 찾아 읽고 단순한 메모부터 시작해서 글을 쓰는 경험을 하도록 해준다. 냉장고에 가득 붙어 있는 포스트잇이 글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아이들은 어느 곳, 어떤 장면에서도 배운다는 당연한 원칙이 새삼스러운 것은 그동안 학습과 배움을 학교와 학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좁게 본 탓이다.
자녀의 학습 욕구를 개발하기
학습 욕구는 개발되는 것으로 아이들의 학습 욕구를 개발하기 위해 유용한 방법을 사용한다. 학습 욕구는 아이들의 재능을 찾는 것과는 다르게 호기심을 갖고 궁금해하거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탐색하도록 돕는 방법을 말한다. 다양한 체험 학습관이나 볼거리를 찾아다녔던 예전의 방법을 지금은 사용할 수 없으므로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시작은 묻고 답하기입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을 주고 답을 하는 과정을 격려하면 아이들은 지금까지 보여준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묻고 답하는 과정을 즐기게 되기까지 부모도 연습해야 하므로 눈높이를 맞춰서 배움의 즐거움을 함께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활동적이지만 변화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변화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오랜 기간 계속되어야 한다. 삶과 연결되는 배움은 일상생활 중에 배운 내용이 계속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내용이 학교나 학원에서만,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만 유용하지 않고 일상생활 중에 보이는 이미지를 설명하거나 개념을 형성하기 위해 배운 낱말을 사용해야 한다. 결국은 사고방식과 행동하는 패턴, 태도가 변하는 것이 배움의 목표가 되는데 이런 내면의 변화를 만드는 학습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아이들마다 다른 유형으로 나타난다. 부모는 자신의 기대되로 아이들이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을 먼저 버려야 한다. 비교해서 부족함을 느낀다고 채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견주어 마음에 들기에 뽐내지 않야야 한다. 뽐내는 모습대로 아이의 내면이 쫓지 않도록, 겉모습만 마냥 꾸미지 않도록 아이의 시간은 오래 걸리고 서로 다른 유형임을 인정하고 응원해야 한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교사가 부모에게 ‘예쁜 아이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즐기세요’라고 하더라도 사실 이 상황을 즐기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든 아이들이 학습과 배움을 이어가도록 도우려면 부모는 자신이 배웠던 과거의 방법을 떠올리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은 오감을 통해서 학습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개념을 배우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짐작하고 판단하는 사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모가 배웠던 방법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자녀가 배워가는 방법을 알아봐야 한다. 수업 준비를 위해 교과서나 자료를 화면 앞으로 가져다 놓거나 배울 내용을 출력해서 미리 읽는 자녀를 위해 공간과 기기를 구성해주어야 한다.
지금은 선생님과 부모가 협력해야 할 때
각인각색의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과 학교가 다양한 통로로 연결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중심에 두고 학교와 가정이 해야 할 일을 찾고, 온라인 화상 학부모회와 화상 상담 등을 통해 협력하는 어른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줄 것이다. 지금이 코로나19 상황을 여유 있게 대처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야 하는 때다. 자녀들이 자신을 위해 전화로, 온라인으로 선생님과 부모들이 함께 모여 대화하는 것만으로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은 어른들의 사랑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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